어떤 취미에 본격적으로 뛰어드는 느낌이 드는 것 같아서 1년 6개월 동안 크로스핏을 해본 30대 초반 직장인의 지극히 개인적이고 솔직한 후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크로스핏 가격, 크로스핏 신체 변화, 그리고 장,단점 등에 대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1. 접하게 된 계기
누구나 그렇듯 몸은 만들고 싶지만, 비싼 PT를 받긴 싫은 그런 마인드를 장착하고 있던 저는 나름 헬스 유튜브를 통해 어느 정도 지식을 정립하고 회사 내에 있는 헬스장에서 주 3회 꼬박꼬박 했었습니다. 운동 좀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혼자 하다 보니 지겹고, 제대로 교육을 받지 않으면 크게 성장하지 않는다는 걸 아실 겁니다. 그러던 중 까로님 유튜브를 통해 크로스핏에 대해 알게 되었고, 다 같이 파이팅을 외치며 운동을 하는 모습이 재밌어 보여, 회사 근처에 있는 크로스핏을 한 달만 배워보기로 하고 등록을 했습니다.
2. 첫 운동
회사 근처라 대부분이 직장인 분들이 많으셨고, 남녀 구분 없이 바벨을 들었다 땅에 그냥 놔버리는 모습이 가장 충격적이었습니다. 이전에 하던 헬스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바벨 드롭이었으니깐요 ㅋㅋ 그리고 살짝 걱정되었던 영역 중에 하나였던 "인싸들의 운동"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금세 사그라들었습니다. 보통 크로스핏은 주어진 시간 내에 라운드를 채우는 식의 운동 방식이 많은데, 모두가 정해진 운동을 동시에 하다 보니 그 분위기에 자연스레 휩쓸리는 게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어색한 동작에 체력이 바닥나서 못할 것 같아도 옆에서 큰 목소리로 파이팅을 외치시면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고 파이팅을 외치게 되더라고요. 젤 마지막에 끝나서 창피한 감이 있었지만 다 같이 손뼉 쳐주시는 게 아싸로서의 민망함보다는 인정해 주시는 느낌이 들어 더 뿌듯했었습니다.
3. 한 달 후
한 달 후에 저는 6개월 추가 등록을 했습니다. 이유는 한 가지. 첫날 했던 운동에 비해 체력이 늘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거든요. 특히 코치님께서 코어에 대한 강조를 엄청 하십니다. 크로스핏의 운동 트리는 역도, 철봉, 체력으로 나누어지는데 3가지 운동 모두 코어가 강해야 부상 없이 성장할 수 있다고 하시더라고요.
4. 6개월 차
자신감이 제일 높을 때였던 것 같습니다. 물론 고인 물 분들의 운동 수행 능력(경찰, 소방관)을 볼 때마다 금세 겸손해지지만요 ㅎㅎ 무엇보다 크로스핏은 하체 위주의 운동(스쾃, 역도 동작, 데드 리프트 등)이 일주일 전체 프로그램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게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이때까지는 주 3회 정도 나가려고 노력했었습니다.
5. 현재(1년 6개월 차)
여기까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하다 보면 슬슬 중독(?)이 됩니다. 중독되는 요인은 크게 2가지가 있는데요. 안되던 동작들이 점차 되기 시작합니다.(머슬업이나 물구나무 서서 걷기) 그리고 가장 큰 동기부여는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거나 했을 때, 몸이 꽤 좋아졌다는 칭찬을 듣게 됩니다. 실제로 거울로 보면 몸이 굉장히 탄탄해졌다는 걸 느낍니다. 이때부터는 주에 몇 회는 중요해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허락하는 대로 가서 운동을 합니다.
6. 가격 및 부상
아마 젤 궁금하신 부분이실 것 같습니다. ㅎㅎ 대부분의 박스가 1달 20만 원 선을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 가격이 비싼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은 게, 주어진 시간 내에 코치님이 일일이 다 자세를 봐주시고, 시간대를 잘만 가면 그룹 PT 수준의 지도를 받는 느낌입니다.
크로스핏을 치면 연관 검색어에 나올 정도로 부상에 대한 얘기가 많더라고요.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부상을 안 당하는 운동은 없습니다. 제가 1년 6개월 동안 다니면서 부상당하신 분들을 보면 고인 물과 뉴비 중간쯤에 있는 저같이 욕심을 부리는 분들이 많이들 다치십니다. 눈에 띄게 성장을 하다 보니 아직 무리인 무게를 올리고 싶다는 욕심에 눈이 멀거든요.
오히려 초보 분들은 무게보다는 자세에 대한 숙달이 우선이라 코치님께서 절. 대. 무리시키지 않으십니다.(제가 처음 시작했을 때, 코치님한테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힘들면 포기해도 된다" 였으니깐요 ㅎㅎ) 그러나 크린이를 벗어나는 시점에 저처럼 부상을 안 당하시려면 운동 전후 스트레칭과 유연성 운동을 조금씩 해주시는게 엄청나게 도움됩니다.
7. 그밖에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당연한 것이니 부끄러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처음부터 잘했으면 애초에 다니지도 않았겠죠?)
헬스장 트레이너들에게 상의를 하면 PT 권유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이미 크로스핏에선 더 결제할게 없기 때문에, 부담 없이 코치와 적극적으로 상의하고 이야기하세요. 크로스핏 코치님들은 코치 레벨을 받기 위해 꾸준히 교육을 들으시고, 본인들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서도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운동 후에 뭉친 곳 마사지하는 방법까지 많이 알고 있으니 최대한 물어보시는 게 이득입니다.
제가 느낀 크로스핏은 다른 운동들과 다르게 다양한 운동 종목을 배워볼 수 있는 매력과, 무엇보다 다같이 함께 화이팅 하면서 해나가는 성취감이 굉장히 큰 운동입니다. 크로스핏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으시다면, 한달만이라도 끊어서 해보시는걸 적극 추천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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