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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각

친구들

by kimian 2023. 2. 9.

 블로그 제작 의도는 부업이 목표였지만, 매번 그런 유형의 정보성 글만 작성하는 것도 한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어딜 이동하거나 운동이나 게임 같이 뭔가에 몰입하고 있을 때, 현재 상황과 전혀 관련이 없는 내용에 대해 생각하는 편입니다. MBTI에 의하면 N의 성향이 강한 편이죠. 오늘은 '친구들'이란 키워드에 대해서 써보려고 합니다.

 

  고등교육을 받을 수 있는 수준의 평범한 30대라면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는 남들과 크게 다를바 없는 커리큘럼을 걷게 됩니다. 대학교 이후에는 이렇다할 표준화된 커리큘럼이 없기 때문에, 누구는 사업을 하고 누구는 취직을 해서 직장인이 되기도 하죠. 저의 편협한 시각을 관점으로 제가 접할 수 있었던 사람들을 기준으로 나름 정리를 해보면, 비슷한 길을 걷는 사람들과 가깝게 지내게 됩니다. 여기서 말하는 비슷한 길은 이제까지 쌓아온 추억이 기반이 될 수 있고, 비슷한 직종을 가지고 있는 것일 수 있으며, 취미 혹은 좋아하는 것이 같을 수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이제까지 쌓아온 추억을 기반으로 한 친구들이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가장 오래된 그룹인 대학교 친구들이죠. 곧 1년이 지나면 직장인으로써의 삶이 더 길어지지만 아직까지는 6,7년동안 함께 해온 친구들이 가장 친합니다. 11학번인 저는 벌써 대학교 입학을 기준으로 12년이나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1달에 1,2번 꼴로 대학교 동기들을 만납니다. 주변 직장 동료들이나 지인들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정말 신기해합니다. 사실 저도 신기합니다. 어떻게 보면 서울 태생이 아니기 때문에, 초등학교 부터 고등학교를 함께 해온 고향 친구들이 더 친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가 않습니다.

 

  제 생각에는 성인이 주는 자유를 처음 같이 나눴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학업이란 주요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자의 방식으로 치열한 삶을 살아오느라 지친 20살, 더이상 공부가 인생의 해결책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해주는 곳이 대학교라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알코올이 주는 자신감을 통해 그동안 꾹 숨겨왔던 본인의 내면을 꺼낸다는건 가족들에게도 해보지 못했던 것이기도 했었죠. 각자가 가진 해방감의 크기는 달랐을지 몰라도, 큰 원통에 각자의 해방감을 쏟아, 다양한 추억들을 만들었던 것 같습니다. 때론 술집이 떠나가라 소리 지르고, 때론 누군가와 치고박고 싸우고, 울고 웃고, 마치 앞으로 살아갈 날들이 건조해지려는걸 알고 있는 듯이 말이죠.

 

  얼마전에 23년도 신년회를 했습니다. 2011년도부터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은 이런 모임을 가져도 아직 90%가 넘는 참석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친구들 중 한명의 제안으로 저희가 졸업했던 학교 앞 술집으로 모였습니다. 방학기간이라 그런지 식당에 저희 말고는 손님이 없더라구요. 그렇게 친구들과 옛 추억을 안주 삼아 한잔씩 잔을 비우면서, 친구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니, 12년 전 앳띤 모습을 하던 얼굴들이 아주 살짝 스쳐 지나갔었습니다. 외형은 변했을지 몰라도 친구들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 같아 안심이 되더라구요

 

  친구들 사이에서 제 역할은 총무입니다. 사실 말이 총무지, 약속 잡는 투표부터, 장소 및 날짜 선정 등 거의 모든 일을 도맡아하죠. 12년 전에 제가 그랬던 것 처럼. 지금도 역시 툴툴대지만 그래도 그 역할이 싫지는 않습니다. 10명이 넘는 모든 친구들이 모이려면 매년 1번에서 2번정도 얼굴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약속 중에는 경조사에 의해 얼굴을 잠깐이나 보는 상황들도 발생하죠. 저희가 앞으로 살아가면 얼마나 살아갈 수 있을까요. 30대 초반인 제가 90살까지 산다고 해도 그렇게 다같이 모여 옛 추억을 회상하며 지내는 모임은 많아야 30번 정도 밖에 안남았을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보면 몇번 남지 않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생각을 바로 고치기로 했죠. 많이 남았다는 것에 대한 안도가 아닌, 남은 기회만큼 최선을 다해서 보겠다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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